ERGM: 이 네트워크, 왜 이렇게 생긴 건가요?
현대 사회과학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현상을 네트워크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의 확산, 지식과 정보의 전파, 국가 간 정치 군사적 동맹, 소셜 미디어 상의 여론 형성까지, 수많은 사회 현상은 개별 행위자의 특성보다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의해 설명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 연결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SNA)은 복잡한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도구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회 연결망 분석은 주로 기술적(descriptive)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즉, 중심성이나 네트워크 시각화를 통해 ‘결과로서의 구조’를 설명할 수는 있었지만, "왜 이러한 네트워크 구조가 형성되었는가?"라는 생성적 메커니즘(generative mechanism)에 대한 인과적 질문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
왜 이 네트워크는 삼각 구조가 많고, 다른 네트워크는 그렇지 않은가?
연결 구조가 우연의 결과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메커니즘의 산물인가?
최근 네트워크 과학의 관심은 이러한 질문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관계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경향과 과정을 통계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글은 그 연장선에서 등장한 ERGM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왜 이 접근이 기존의 네트워크 분석을 보완하는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최근 네트워크 과학의 관심은 네트워크를 기술하는 데서 나아가, 그 구조가 형성되는 경향을 통계적으로 검정하려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지수형 랜덤 그래프 모델(Exponential Random Graph Models, ERGM)이 있습니다. ERGM은 관측된 네트워크를 고정된 결과로 보지 않고, 관계가 생성되는 확률적 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접근을 보완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ERGM이 왜 필요한지, ERGM이 어떤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