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통계] 네트워크에 일반 통계를 그대로 쓰면 안 되는 이유
[연관글]
소셜 네트워크 분석에서도 “이 결과가 정말 의미 있는가? 네트워크의 구조가 종속 변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마주하게 됩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통계적 추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t검정이나 회귀분석 같은 일반적인 통계 기법을 먼저 떠올리게 되실 텐데요.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네트워크 데이터는 ‘관계’를 기본 단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일반 통계가 전제로 하는 가정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네트워크의 ‘관계 구조’를 고려한 통계적 검정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분석에서 왜 일반 통계를 그대로 적용하면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관계를 고려한 통계 검정에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왜 네트워크 분석에는 다른 통계적 접근이 필요할까?
네트워크 데이터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일반적인 통계 분석은 관측치들이 서로 독립적이라는 가정(Independent and Identically Distributed)을 바탕으로 합니다.
설문조사를 예로 들면, 응답자 한 명의 응답이 다른 응답자의 응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이 가정이 성립해야 표본의 크기, 표준오차, 그리고 p값이 모두 의미를 갖게 됩니다.
문제는 네트워크 데이터가 이 가정을 구조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분석에서 다루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그리고 이 관계들은 서로 강하게 얽혀 있습니다.
2. 네트워크 데이터는 구조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네트워크 데이터에서 한 개체가 다른 개체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 연결은 또 다른 연결의 형성 가능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A가 B와 자주 소통한다면, B가 다시 A와 소통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A와 C가 연결되어 있다면 B와 C가 연결될 가능성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이처럼 네트워크 데이터에는 호혜성, 이행성, 군집화와 같은 구조적 특성이 존재합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안의 관측치들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강력한 내부 상관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 문제는 표본 크기에서 특히 심각하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50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인접 행렬 형태로 분석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행렬 안에는 2,500개의 셀(50*50)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통계 분석에서는 이를 2,500개의 독립적인 관측치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요.
이 데이터는 50명의 행위자가 만들어낸 하나의 관계 구조일 뿐입니다.
2,500개의 셀이 서로 독립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마치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응답자들이 10가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족 구성원들이 거의 동일한 답변을 한 상황과 비슷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표본 크기와 실제 정보량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3. 통계 분석 결과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 일반적인 회귀분석이나 상관분석을 수행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표본의 크기를 실제보다 크게 인식하므로, 표준오차는 과소추정되고, t값은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p값은 실제보다 훨씬 작게 계산됩니다.
즉, 실제로는 우연에 가까운 관계도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네트워크 데이터에 일반적인 OLS 회귀분석을 적용했을 때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무작위 데이터에서도 절반 이상이 “유의하다”는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보고되었습니다.
(출처: Krackhardt, D. (1988). Predicting with networks: Nonparametric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dyadic data. Social networks, 10(4), 359-381.)
네트워크 구조가 편향을 만드는 방식
통계적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IID가 위배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 의해 데이터가 편향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네트워크 자기상관(Network Autocorrelation)’입니다.
네트워크 자기상관이란, 나와 연결된 이웃의 상태나 속성이 나의 상태나 속성과 서로 닮아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시간의 흐름에서 나타나는 자기상관이 “어제의 값이 오늘의 값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라면,
네트워크 자기상관은 “연결된 사람들의 특성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 현상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네트워크 교란(Network Disturbances)으로, 연구자가 직접 모델에 포함하지 않은 요인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는 경우입니다.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비슷한 환경이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오차항 자체가 서로 상관관계를 갖게 됩니다.
① 상황: 학생들의 성적(종속변수)을 공부 시간(독립변수)으로 설명하려는 모델을 가정합니다.
② 교란 요인: 같은 스터디 그룹에 속한 학생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 팁을 공유하거나, 같은 소음에 노출되는 등 관측되지 않은 요인을 공유합니다.
③ 결과: 이로 인해 회귀분석의 잔차(Residuals)들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클러스터링됩니다. 이는 회귀계수 자체를 편향시키지는 않더라도, 그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을 왜곡시킵니다.
(출처: https://home.cc.umanitoba.ca/~godwinrt/7010/topic8.pdf)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로, 네트워크 구조 자체가 종속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입니다.
① 상황: 한 개인의 혁신 수용 여부가 그 친구들의 혁신 수용 여부에 의해 직접적으로 결정되는 경우입니다.
② 결과: 일반 회귀분석을 사용하면, 친구들의 영향력을 설명변수의 영향력으로 잘못 귀인시키거나, 반대로 설명변수의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편향이 발생합니다.
(출처: Neuman, E. J., & Mizruchi, M. S. (2010). Structure and bias in the network autocorrelation model. Social Networks, 32(4), 290-300.)
사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골턴의 문제’라는 불리는 인류학의 난제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현상이 과연 같은 원인 때문에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로 가까이 있어서 퍼진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입니다.
네트워크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행동이 네트워크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결되었기 때문인지를
일반적인 통계 분석만으로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친구그룹에서 흡연율이 높은 이유는 흡연하는 친구의 영향을 받아서일까요(구조적 원인/영향 효과),
아니면 원래 흡연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렸기 때문일까요(속성적 원인/선택 효과)?
다음 글에서 이러한 혼동을 어떻게 통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
네트워크 분석에 적합한 검정 방법을 중심으로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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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Cyram (2025). NetMiner 5 Manual. https://netminer.gitbook.io/netminer5
Wasserman, S., & Faust, K. (1994). Social Network Analysis: Methods and Applications. Cambridge University Press.
Hanneman, R. A., & Riddle, M. (2005). Introduction to Social Network Methods.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Online Book)
Borgatti, S. P., Everett, M. G., & Johnson, J. C. (2018). Analyzing Social Networks (2nd ed.). SAGE Publications.
Krackhardt, D. (1988). Predicting with networks: Nonparametric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dyadic data. Social Networks, 10(4), 359-381.
Dekker, D., Krackhardt, D., & Snijders, T. A. B. (2007). Sensitivity of MRQAP tests to collinearity and autocorrelation conditions. Psychometrika, 72(4), 563-581.
Simpson, W. (2001). QAP: The Quadratic Assignment Procedure. North American Stata Users' Group Meetings 2001.
Leenders, R. T. A. J. (2002). Modeling social influence through network autocorrelation: Constructing the weight matrix. Social Networks, 24(1), 21-47.
Mizruchi, M. S., & Neuman, E. J. (2008). The effect of density on the power of the network autocorrelation model. Social Networks, 30(3), 1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