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연결망으로 움직인다” - 전쟁과 SNA
오랫동안 분쟁과 전쟁에 대한 분석은 단선적이고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국가 대 국가, 정부군 대 반군, 테러리스트 대 대테러 부대라는 전통적인 양자관계적 프레임워크는 직관적인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데 유용했지만, 현대전의 복잡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대의 갈등은 두 행위자 간의 물리적 충돌을 넘어서 이념, 자본, 정보, 그리고 기타 비국가 행위자들이 복잡하게 얽힌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셜 네트워크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SNA)은 국제 정치와 분쟁 연구에 새로운 관점과 방법을 제공합니다. 네트워크 이론은 분쟁의 발생, 확산, 그리고 평화의 정착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관계의 기하학적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합니다. SNA는 행위자 간의 보이지 않는 관계망이 어떻게 개별 행위자의 전략적 결정을 제약하고, 나아가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지를 규명하는 데 이론적인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측정과 추론을 위한 도구로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문서에서는 실제 전장과 국제 분쟁의 거시적·미시적 역학을 네트워크가 어떻게 설명하는지 보여주는 몇가지 연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담 후세인 체포를 이끌어낸 미군의 전술적 SNA 도입, 글로벌 무기 거래 네트워크에 숨겨진 자본과 안보의 줄다리기, 시리아 내전에서의 동맹과 배신, 나이지리아의 동태적 분쟁 파급 효과, 그리고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벌어지는 소셜 미디어 상의 사이버 인지전(cognitive warfare)에 이르기까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네트워크 과학이 어떤 해석을 내놓는지 살펴보겠습니다.